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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요리] 쓸쓸하고 고된 미숙련 요리사의 세비체

번호 98
톤베리 | 어부 | Lv.100
25-05-25 04:36 조회 776


제목 그대로입니다.


세비체. 만듭니다.


비록 숙련도 미달로 파판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아무튼 현실은 하면 된다...! 마인드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세비체는 '구름돛고기에 레몬과 소금으로 풍미를 살린, 툴라이욜라에서 즐겨먹는 해산물 요리'라고 합니다.

세비체를 만드는 방식이나 어떤 요리인지는 사실 설명이 되어있지 않은데요.

세비체는 쉽게 말하면 '향신채와 산()에 재운 생선을 채소과일과 버무린 해물 샐러드'입니다.

현실에서는 남아메리카 전반과 특히 페루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재료를 보겠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균형이 맞지 않는 재료 수량은 무시해주세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료를 모두 구하기 어려울 것 같죠.

그래서 코리안 빛전 스타일로 재구성해봤습니다.



1. 구름돛고기

제일 난항인, 구름돛고기...청새치 친척 뻘에, 넓은 등지느러미와 뾰족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는 대형 물고기라 묘사되는데요,

이러한 설명과 어탁의 모습을 참고해 추측해보면 구름돛고기는 새치류 생선이라는 결론이 납니다.

그래서 새치류 생선의 횟감을 찾아보다가 비교적 구하기 쉬운 황새치 횟감을 주문해보았습니다.


2. 투랄 옥수수유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옥수수유는 보통 가열조리에 사용되는 향이 적은 식용유라서 날것으로 먹는 세비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샐러드에 잘 어울리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대체하였습니다.


3. 북해 식염

제일 쉬운 것 같지만 레몬과 소금으로 풍미를 살렸다는 요리의 설명과, 북해 식염이 암염이라는 점에서 고민을 좀 했는데요. 최근 들어 가장 구하기 쉬운 암염 소금은 아무래도 히말라얀 핑크솔트인듯 하여 핑크솔트로 북해 식염을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딱히 마침 집에 있어서 그런 것은...


4. 사베네어 파프리카,  5. 꼬마레몬

 

사베네어산도 아니고 꼬마도 아니지만, 파프리카와 레몬을 구했습니다.


6. 황금의 에테르 모래

꼭 넣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음식에 넣으면 맛있어지는 마법의 가루는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마법의 가루의 정체는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7. 그리고 더 맛있게, 남미 현지에 가까운 맛으로 먹기 위한 부재료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양파, 방울토마토, 칠리 플레이크, 후추, 고수, 고수를 먹지 못하는 친구를 위한 이탈리안 파슬리
구워서 곁들일 옥수수, 마요네즈, 버터, 설탕, 훈제 파프리카 가루, 파슬리 가루, 그라나 파다노 치즈(혹은 비슷한 경성치즈 아무거나)


그럼 요리를 해볼까요!



1. 황새치 해동, 손질, 숙성

물 1리터에 소금 소주 한잔 분량으로 염수를 만들어줍니다.

흐르는 물에 세척한 냉동 황새치를 염수에 잠깐 담가줍니다.

뱃살은 복막을 제거한 뒤 썰어주고, 등살은 그대로 썰어줍니다.

해동지에 잘 감싼 뒤 지퍼백에 넣어 냉장고에서 1~2시간 숙성해줍니다.



2. 숙성하는 동안 양파, 파프리카, 토마토, 고수(혹은 이탈리안 파슬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파프리카와 양파는 채칼로 얇게 썰어주었습니다. 어째서인지 고수는 사진이 없네요...



3. 레몬즙에 황새치를 재울 양념을 만든 뒤 황새치와 양파에 부어줍니다.

착즙기가 없다면 포크로 과육을 휘저으며 손으로 레몬즙을 짜면 됩니다.

착즙기 못지 않게 레몬즙을 잔뜩 짜낼 수 있습니다.

향을 위해 레몬 껍질도 조금 갈아 넣어주었습니다.

레몬즙에 소금, 칠리 플레이크, 어떤 연유에서인지 이 사진에 찍히지 않은 후추,

그리고 마법의 가루...그렇습니다, 마늘가루와 양파가루를 넣어줍니다.

재료는 모두 맛을 봐가며 적당량을, 그리고 소금은 간을 보았을 때 짭짤하도록 충분히 넣어주시면 됩니다.

원래는 이 단계에서 고수도 들어가지만, 저는 먹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따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깊은 그릇에 양파와 황새치를 담고 양념을 부어 45분간 숙성해줍니다.



세비체는 사실상 끝났으니 전통적으로 세비체에 곁들여먹는다는 옥수수 구이도 만들어보려 합니다.

단, 약간의 변형을 주어 멕시코 길거리 음식인 에스끼떼스 스타일로!

버터를 녹인 팬에 옥수수를 넣고 굽다가 소금, 설탕, 마요네즈, 후추, 칠리플레이크, 양파가루, 마늘가루, 훈제 파프리카 가루를 넣고 빠르게 볶아줍니다. 저는 함께 먹을 친구가 마요네즈를 먹지 못해 빼고 조리했습니다.

노릇노릇해지면 양념이 타기 전에 불을 끄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갈아 파슬리 가루와 함께 뿌려줍니다. 

원래 멕시코에서는 코히타 치즈를 쓰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구하기 쉬운 치즈로 대체했습니다.



이제 다시 세비체로 돌아가서...

황새치와 양파를 건져 가지런하게 플레이팅한 뒤, 남은 양념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파프리카, 토마토를 넣고 버무려 함께 플레이팅해줍니다. 그 위로 고수, 혹은 파슬리를 얹어주면 완성~~~

친구가 찍어준 완성샷*^^*


사실 세비체는 최애 NPC에게 주고 싶었던 요리라, 세비체를 만들게 된 아주 눈물겨운 이유가 있었으나...

그냥 제가 먹고 싶었던 걸로 치기로 했습니다. 딱히 거짓말도 아니니까요...


이유는...네,

이벤트 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먹고 싶은 요리 경품이 더 탐이 났습니다.

원래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세비체를 만들 예정이었던 날 횟감 택배가 밀려버리고

그날 새벽 제가 고열과 구토와 형용할 수 없는 많은 것들에 시달리다가

가족의 차로 병원에 실려가 급성 위장염 진단을 받았던 것처럼...

닉값하는 꼬라지 진짜...


결국 친구들이 놀러온 날 세비체를 만들었는데 친구 세 명 중 둘은 해산물을 못 먹고

한 명은 신 걸 못 먹어서 결국 저 혼자 세비체를 먹었던 것처럼...


함께 올리고 싶었던 친구들의 세비체 후기는

A: 나 사실 해산물 못 머거...(옥수수만 먹음)

B: 회도 못 먹고 고수도 못 먹지만 먹어볼래!(그대로 사망)

C: 셔!!!!!!!!!!!!!!!!!!!!!!!!!

...였습니다. 안 올리느니만 못하게 됐습니다.


...저는 조금 낯설어서 그렇지 먹을 만 했는데 말이죠.

레몬즙의 산에 익어 탱글탱글해진 생선이 제법 맛있었습니다. 황새치 자체는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요.

하지만 결국 그날 세비체는 저 혼자 절반을 먹고 나머지는 냉장고로 향했고,

세비체를 제외한 옥수수, 파스타, 볶음밥만이 토벌되었습니다.


비록 세비체는 남았지만 나머지 요리들을 친구들이 올클리어했다는 건 그래도 제 밥이 입에 맞았다는 거겠죠.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타이밍도 안 맞고, 요리도 친구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이었지만...

다음에는 친구들이 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색다른 것도 좋지만 역시 모두와 나눌 수 있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ㅎㅎ


이상으로 비정상건강의 세비체 도전기였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을 주시면 저의 사랑을 드려요...

사실 추천 안 주셔도 드립니다 가져가세요 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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