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반역자>가 최신 확장팩이던 2020년 당시, 새싹이었던 저에겐 몇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절 알렉산더 토벌전 클리어하기, 초코보 서버 최고의 흑마도사 되기, 그리고......

메인 퀘스트 중 수정공이 대죄식자를 토벌하느라 지친 빛전에게 주는 샌드위치 바구니를 직접 먹어보는 것이었죠. 

현재 2025년, 아직 절렉의 문턱도 넘어보지 못했고 주직은 픽토맨서로 바뀌었지만 파판14 공식 요리책이 발매된 덕분에 샌드위치는 먹어본 사람이 되었습니다. 새싹의 꿈 하나를 이루어 준 요리책 작가분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공식 레시피에서는 세 가지 샌드위치를 번갈아 쌓으라고 하는데, 하나는 고기, 하나는 계란, 하나는 야채만 넣은 구성에서 다양한 모험가들의 식성을 고려한 수정공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준비물

샌드위치용 식빵

계란

마요네즈

쪽파

아보카도

토마토

양상추

사워크림

홀스래디쉬 (연겨자로 대체가능)

화이트와인 식초 (사과식초 사용가능)

샌드위치용 로스트비프

소금

후추

샌드위치 1: 계란 샐러드 샌드위치

1. 냄비에 물과 계란을 넣고 뚜껑을 덮은 뒤 중강불에서 7분 삶아줍니다. 삶은 계란은 얼음물에 넣어 3분 정도 식혀줍니다.

2. 껍질을 벗긴 삶은 계란을 잘게 다진 후 마요네즈, 다진 쪽파, 소금, 후추, 각종 다진 허브 (선택-저는 딜과 파슬리를 사용했습니다)를 넣고 버무려줍니다.

3. 흰 식빵 사이에 발라줍니다.

샌드위치 2: 양상추 토마토 샌드위치

1. 아보카도를 으깨서 소금 한 꼬집으로 간해줍니다. 토마토 역시 두껍게 썰어 소금간을 해준 후 키친타올로 수분을 제거해 줍니다.

2. 식빵-아보카도-양상추-토마토-양상추-마요네즈-식빵 순으로 쌓아줍시다.

샌드위치 3: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1. 사워크림 (그릭요거트로 대체 가능), 홀스래디시 (연겨자로 대체 가능), 마요네즈, 화이트와인 식초 (사과식초 대체 가능)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 줍시다. 밥숟갈 기준 사워크림 2-마요네즈 1-식초 0.5-홀스래디시 0.5 (연겨자일 경우 0.1) 정도 비율이 맛있었습니다.

2. 로스트 비프는 직접 준비해 얇게 썰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미리 잘려있는 샌드위치용 로스트비프를 사시는게 편리합니다. 파스트라미 혹은 그냥 햄으로 대체하셔도 괜찮습니다.

3. 식빵-만들어둔 소스-로스트비프-양상추-소스-빵 순으로 쌓아줍시다.

모든 샌드위치가 완성되었다면 전부 대각선으로 1/4등분하여 바구니에 쌓아줍니다. 만든 직후에 자르는 것보단 미리 만들어두고 랩으로 싸서 반나절 정도 냉장고에 둔 이후에 자르는 것이 쉬웠습니다. 

이렇게 완성입니다! 일단 느낀 점은...... 양이 정말 많습니다. 쌓아서 적어보이지만 재료를 제외하고도 식빵 여섯 장이 들어갑니다.

이걸 혼자 단번에 먹어치운 빛의 전사가 유달리 대식가인걸까요, 수정공이 손이 큰 걸까요. 확실한건 저는 친구와 함께 먹다가 배 터질 뻔 했습니다.

따라 만드실 분이 있다면 토벌 파티를 모집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맛과 재료 구성 자체는 흠잡을데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요네즈를 비건마요로 대체한다면 비건도 즐길 수 있는 야채 샌드위치, 누구나 좋아하는 계란샌드위치에 육식 빛의전사를 위한 로스트비프 샌드위치까지, 뭘 좋아할지 몰라 고심 끝에 전부 준비한 수정공의 정성이 눈물겹습니다. 

곧 소풍의 계절이 오는데, 예쁜 샌드위치 바구니 하나 장만해 수정공의 마음과 함께 나들이를 떠나보시는건 어떨까요? 물론 저는 없어서 양파 담던 바구니를 박박 씻어 담았습니다.

부족한 포스트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