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들의 평생의 친구, 절 또 하나의 미래까지 함께하게 된 '로스트 치킨'을 만들어 봤습니다.

너무 딴 이야기인가 싶지만 자취를 시작한지 3달이 되었는데요

자취하면 배달만 시켜먹게 된다는 친구들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원대한 꿈을 품은채 오븐을 장만하였습니다. 

그런데...

진짜 요리의 요자도 안꺼냄

모든 것을 밖에서 해결함

친구들의 쓴소리는 흘려 들으면 안되는 법입니다. 

배달 외식 배달 외식이 반복되는 바쁜 삶, 오븐은 집 한구석에서 냉장고보다 더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븐에 자아가 없어서 참 다행입니다. 있었으면 아마 절 죽였을걸요?

그런데 5/13, 저는 '에오르제아 요리 대회'를 마주해버리고만 것입니다...

나름 채제작 100렙(권위자)인데다가, 금단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열심히만...)

여러분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에게는 금단이 그렇습니다.

끝내주는 불꽃놀이를 거쳐 마테가 전부 터져버린 바람에 시즌 내내 장게에서 사먹게 되어버린 비운의 요리, 

로스트 치킨. 지금 시작합니다.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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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꼬리닭 (무항생제 통닭)

고산 식염(백* 허브맛 솔트)

프란토이오 기름(올리브유)

야술라니 마늘(깐마늘)

우유

다진마늘

파슬리

로즈마리

감자

파프리카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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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꼬마레몬(그냥 레몬).

레몬 한 개에는 무려 레몬 한 개 분량의 영양소가 있다고 합니다. 

괜히 강조하려고 빼놓은 것 같은데 그게 아니고 그냥 사진찍는걸 까먹었습니다. 

닭을 씻어서 우유에 재워줍니다. 저런 자세면 불편할 것 같네요.

닭을 재워둔 동안 감자, 파프리카, 마늘, 레몬을 손질해줍니다.

마늘이 좀 적나 싶긴 합니다...

중간에 닭 뒤집는 것도 까먹지 않고 해줍니다.

닭에 바를 마늘 페이스트를 만들어 줬습니다. 

다진 마늘, 올리브유, 그리고 순후추를 톡 뿌려주면 되는데 저는 뚜껑열린줄 모르고 톡 뿌렸다가 순후추의 산이 됐습니다. 

그냥 살겠습니다.

오븐 팬에 올리브유를 부어줍니다.

손질한 재료들을 올립니다.

닭을 올렸습니다. 

목을 안잘랐네 싶겠지만 못잘랐습니다 

이러다간 제 손목이 나갈 것 같아서 포기했으니 그냥 봐주시길 바랍니다.

하루종일 파이널판타지14에 매달려있던 빛의 전사의 업보입니다.

닭에 레몬즙도 뿌려주고, 아까 만든 마늘 페이스트를 정성스럽게 발라줍니다.

위에 로즈마리를 얹었습니다. 로즈마리가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집 안이 온통 로즈마리 향입니다.

내용물을 전체적으로 호일로 감싸서 오븐에 넣어주었습니다.

저 위에 장갑이 궁금하시다고요?

물론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제가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준 장갑인데 손을 펴면 

짠

정체 모를 고양이가 생선 기강을 잡고 있습니다. 뭘까요...

오븐에서 닭이 돌아가는 동안 치킨 레그 프릴을 만들어 줄겁니다. 

치킨 레그 프릴이 뭐냐면 장식 겸용이기도 하고, 손으로 잡고 먹기 편하도록 하는... 그런 친구라고 하네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로스트 치킨 이미지에서 저 하얀게 뭔가 엄청 고민했었거든요. 뼈인가? 싶었는데 ... 

지인들이 이거 아니야? 라고 보내준 영상이 있어 첨부하겠습니다.

이 영상을 참고해서 만들었으니 여러분도 만들어보세요.

https://youtu.be/DFj-vvpLqDs?si=B56dnwe0FPWSuxe-

1. 적당한 사이즈의 종이를 반으로 접는다.

2. 가위로 자른다.

3. 부풀려 준다.

4. 동그랗게 말아서 고정한다.

굳이 있어야 할 것 같진 않지만 기분 내보느라 제작하였습니다. 만들고 나니 꽤 예쁘네요.

200도에서 30분 

익힌 뒤 꺼내줍니다. 꽤 괜찮네요. 

50분 더 구워줍니다.

버터를 골고루 발라줍니다. 깜빡하고 버터를 안 꺼내놔서 냉동 버터를 문지르느라 정말 고생했네요.

다시 넣고 10분간 구워줍니다. 음식이 오븐 안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아까 마련한 그릇에 옮겨 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참 맛있어 보이네요. 

짜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밑재료에 닭 기름이 스며들어서 정말 맛있더라고요.

이런 음식을 30분(부대버프시40분)마다 한 개씩 먹는 빛전이 너무너무 부러워서 죽을 뻔 했습니다.

물론 시간 개념은 다르지만요. 저도 매 끼 로스트 치킨 먹고싶어요.

하여튼, 좋은 기회로 로스트 치킨을 만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현실에서의 음식은 왜 원버튼 매크로로 해결되지 않는 걸까요?

역시 음식은 장게에서 사먹는 것이 옳다는 교훈만 얻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음식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니 여러분도 시도해보시길 바라요.

2등급 힘의 보석약...

의도치 않게 속이게 되어 죄송합니다. 2등급 힘의 보석약은 와인잔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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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모험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