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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요리] 암흑기사 고수가 되는법 알려드림

번호 70
펜리르 | 연금술사 | Lv.100
25-05-19 04:17 조회 14985

암흑 기사의 사명을 지고 세상을 풍요롭고 태평성대하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다 잠시 잠에 들어버린 순간


꿈에서 픽시가 나와 최고의 암흑 기사가 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다른 세계에는 암기빵이라는 빵이 있는데 그걸 책에다 찍어서 먹으면 그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파랗고 둥글둥글한 로봇이 알려주었다고 했는데... 다른 세계에도 오미크론이 있는 걸까요?


오늘의 메뉴는 암기빵 입니다






 


암기빵이 뭐냐구요?


당연히 암흑 기사 빵이겠지요


만물의 지식을 담고 있는 파판 요리책에도 암기빵이 있습니다





기사빵이 아닙니다 암기빵입니다


자 보십시오



 



다크한 밀가루가 들어갑니다


여러분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는 속담을 들어보셨습니까?


나이트빵을 다크한 밀가루로 만들면 다크나이트 빵이 나오는 것은 보편타당한 상식입니다







 

재료는 다크한 밀가루 172g, 벌꿀과 바질 1큰술, 따듯한 광천수 375ml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소금과 이스트 2티스푼이랑 중력분 307g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크나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력분이 없습니다


오해하면 안 됩니다 제가 준비성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분명 제작법에는 중력분이 없었습니다



 



이거 보세요 저는 속은 겁니다


지금 내가 암기빵을 만들어서 암흑기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는데

 

중력분 대신 이상한 계란 같은 게 적혀 있는 바람에 쫄쫄 굶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저는 엄청난 꾀를 생각 해내었습니다


강력분과 박력분을 섞으면 중력분이 되지 않을까요?




 



태극무늬가 가진 음양의 조화처럼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만나 미지근한 물이 되는 거처럼

력분과 박력분을 섞어 중력분을 만드는 겁니다


가히 민족의 얼이 담긴 베이킹이라 할 수 있습니




 


이렇게 아리랑 밀가루를 완성했다면 나머지 재료들을 털어 넣으면 됩니다


은 따듯한 물에 풀어서 섞어주면 더 편하게 섞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너무 온도가 높으면 이스트가 몽땅 죽어버릴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온도는 30도 근처라고 하는


그런데 온도계도 없습니


오해하면 안 됩니다 제가 준비성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이럴 때는 바이오-온도계를 사용하면 됩니다


대충 손을어보고 온도가 샤워할 때 삼라만상의 이치를 고민하게 되는 온도가 된다면 적절한 온도입니다





너무 따듯하다고 손을 다 넣으면 곤란합니다

만물의 이치는 샤워하면서 깨달으십시오


아 그리고 당연히 손은 씻고 넣어야 합니

러분이 손 안 씻고 요리하는 거 다 압니다

준비가 끝나면 이제 반죽을 섞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러분은 인류 진화의 중심에는 불과 도구가 있었다는 걸 아십니까?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과 영장류를 구분하는 핵심적인 행동이라 합니다













분은 "손맛"이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감각과 기술 그리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긴 한식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의 손은 기계와는 달리 사랑과 정성을 담을 수 있는 유한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손으로 만드는 요리에는 만드는 사람의 인격도 녹아있다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요리도 하나의 예술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리랑 밀가루에 걸맞은 요리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반죽을 할 때 손에 너무 달라붙는다면 중력분을 조금씩 더해가면서 반죽을 해보세요


저는 중력분이 없어서 다크 밀가루를 대신렸습니다





완성했습니다


사랑과 정성을 담아 만드니 유난히 더 이쁜 것 같습니다


이제 실온에서 2시간을 발효 시켜줘하는데요


잘 안 달라붙게 주변에 올리브유를 발라주고 젖은 천이나 키친타월을 덮어주고 기다리면 됩니다



 




여러분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말을 아십니까?


분명 틈만 나면 깨끗하게 설거지를 하는 저를 보고 하는 말일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2시간을 기다리며 설거지를 하며 난장판을 치워야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못할 거 같습니다


밥을 못 먹어서 힘이 안 나거든


얼마 전 집 앞에 있는 기사식당을 갔는데 아주머니가 방패도 없는 이단이 어딜 기사식당에 들어오냐면서 밥주걱으로 제 뺨을 후리는 겁니다





이단 심문관을 부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너무나 배고팠던 저는 반대쪽 뺨도 내어주었고


저는 그날 '어두운 감정'을 배웠습니다


제 안타까운 사정을 들으니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이 먹먹해지셨나요?


그렇다면 집에 와서 설거지 좀 하고 가십시오


귀찮습니




 

2시간이 지나 확인을 해보니 반죽이 복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에 숨은 비을 알아낸 거 같군요


이제 18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줍니다



 



새벽에 효모가 깰까 조심하며 문을 열어보니

그새 또 복사가 되어서 결국 감싸놓은 랩에 닿았습니다


열두 광주리가 남을만했군요


이슈가르드의 식량난 해결이 멀지 않았습니다

만약 잘 안 부풀었으면 자장가도 불러주고 응원도 해주고 그러십시오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서요





날이 밝고 나서 반죽을 꺼내 가볍게 치대며 가스를 빼주고


공처럼 만든 다음 키친타월을 덮어두고 또 30분 기다려야 합니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일을 시키면 짜증이 나듯이


효모도 자고 일어나자마자 일을 시키면 싫어합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죠







그렇다고 진짜로 30분 동안 효모가 일어나는 걸 구경하면 안 됩니다


오븐에 주물냄비를 넣고 220도로 30분을 예열을 시켜줘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뚜껑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라면 떼고 넣으세요





30분이 지나고 이제 뜨거운 냄비와 잔뜩 커진 반죽이 생겼습니다

칼로 반죽에 X자 무늬를 내주고 냄비에 넣으면 베이킹 준비는 끝이 납니다

오븐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커지다니 독한놈이 따로 없군요

이제 뚜껑을 닫고 25분 동안 기다려 줍니다


 



25분 뒤 확인을 해보니 뚜껑에 닿기 직전까지 부풀어 있었습니다


뜨거운 오븐에 들어가서도 커지다니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보고 배워야 할 자세입니


이제 뚜껑을 열고 20분 더 구워서 겉면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면 이 위대한 요리의 여정도 끝이 납니다




암기빵을 완성했습니다


제작법에 있는 기사빵이랑 비교를 해보니 비슷하게 잘 만든거 같습니다


아니? 제 빵이 훨신 더 맛있어 보입니다


완벽하게 멋지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사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암흑기사 고수가 되러 가야죠


암기 고수가 되어 세상을 풍요롭게 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전자책을 준비했습니다


꼭 그냥 책일 필요는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종이책을 고집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받기 딱 좋습니다


암기빵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책에다 찍어서 먹기만 하면 됩니다


잘 보십시오








으아악!! 무시무시한 자이언트 비버다!!


픽시의 장난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톤베리 식칼 (3600 크리스탈))





오냐 암흑 기사의 힘을 보여주마






똑똑히 봐라!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라!






 



















여러분도 암기빵과 함께 칠흑의 반역자 최고의 암흑기사가 되어보세요






335
35
버디 (25-06-05 22:39)
펜리르 | 창술사 | Lv.100
최고의 직업 암흑기사 !!
크레암 (25-06-05 12:23)
모그리 | 암흑기사 | Lv.100
이 글을 읽고 헌신을 깨우쳤습니다 최고의 암흑기사! 
그루냐트카 (25-05-28 16:50)
톤베리 | 쌍검사 | Lv.61
암기의 혼이 담겨 기승전결이 모두 완벽한 요리법과 결과물을 보고 개구데기 암기인 저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프레이 보고 있니 너의 가르침은 헛되지 않았어
젠젠이 (25-05-26 18:49)
톤베리 | 암흑기사 | Lv.100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요리법이었습니다... 특히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묵묵히 손맛을 내는 시련을 헤쳐나가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티카네 (25-05-26 16:06)
카벙클 | 주술사 | Lv.100
아리랑 밀가루 미*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aura (25-05-25 16:50)
모그리 | 창술사 | Lv.100
이 글을 읽고 어두운감정을 깨우쳤습니다 최고의 암흑기사!
발리마르 (25-05-25 11:46)
카벙클 | 궁술사 | Lv.95
어떻게 이런 글이
겨훈 (25-05-25 03:49)
톤베리 | 암흑기사 | Lv.100
너무 감동적인 글입니다 
서리엔 (25-05-24 11:55)
카벙클 | 창술사 | Lv.94
저 이렇게 역동적인 설명 처음 봐요 
소사 (25-05-24 01:14)
카벙클 | 암흑기사 | Lv.100
반죽에 난도질을 시전하는 기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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