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본 미리보기)
안녕하세요?
서두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거두절미하고 메뉴 선정 사유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정말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간단)
새싹 시절에 지인이 "먹을 때 특수 모션이 있으니 스샷 찍을 때 먹으면 된다" 라며 해당 아이템을 선물로 주셨는데요.
정말 신이 나서... 스샷 찍을 때를 대비하여 끝까지 아껴 두다가 결국 새싹이 떨어지고 난 이후에야 지인 세명이서 나눠 먹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고작 1~2개월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현실에서 직접 만들어 보자! 하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식사류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디저트류에 도전해 보겠다는 소소한 결정도 있었습니다.
다만 저는 글을 웃기게 쓰는 재주도 없고, 요리를 할 때 과정샷을 세세하게 찍어두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 갑자기 과정이 훅 뛰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찍긴 했습니다.)
생크림, 밀가루(박력분), 설탕, 달걀, 버터, 우유, 딸기
케이크 시트지 틀 크기는 2호(지름 18cm) 사용했습니다. (유산지는 직접 재단)
사진 상의 달걀은 총 4알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3알이면 충분했네요.
생크림도 1000ml면 좀 과도하게 많지 않나 싶은데요. 결국 저는 이 일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중, 생크림과 딸기는 당장 사용할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사진만 찍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
사실 파판 내의 '텐더 쇼트 케이크' 는 딸기가 아니라 선인장 열매가 들어간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긴 한데요,
(1) 선인장 열매를 구할 자신이 없어서
(2) 그걸 구한다고 해도 케이크에 넣어 먹을 자신도 없으므로
딸기로 대체했습니다. 모양도 어느 정도 비슷하기도 하고요.
(...비슷하죠?)
=

우선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버터+우유 계량치를 중탕으로 섞어 녹여줍니다.
전자렌지를 써도 되겠지만 저는 그냥 중탕으로 녹여줬습니다. 우유에 막 생기는 것도 싫고, 뜨거운 물이 필요하기도 해서...
계란 세 알 정도를 적당히 풀어 주고, 계량된 만큼의 설탕을 넣습니다.
이후의 작업이 어차피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대충 적당히만 섞어 주면 괜찮습니다.
이후 핸드믹서로 잘 섞어줬습니다. (과정 사진을 건너뛰었습니다...)
따듯하게 중탕을 하며 거품을 내 주면 흰자와 노른자가 섞였음에도 머랭거품이 올라옵니다. (아까 끓인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어 사용합니다.)
사실 저는 제과자격증 시험을 딸 때 이 방법을 사용해서 만들던 젤리롤 케이크가 대차게 망해버린 트라우마가 있어
이 방법보다 따로 머랭을 쳐서 섞어주는 방식을 훨씬 더 좋아하는데요,
굳이 이 방법으로 거품을 올린 이유는
(1) 설거지 감당이 귀찮아서
(2) 자신 없는 분야에 도전해서 해내는 모습으로 가오를 부리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저는 탱커 주직인 입장이기에 2번은 꽤나 중대 사항이라 느껴졌으므로,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잘 되서 다행입니다.
체친 밀가루를 거품이 꺼지지 않게 살살 섞어주고, 이후 녹인 버터와 우유도 섞어줍니다.
반죽이 익을 수도 있으므로 적당히 식혀 섞어 주면 좋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품이 다 꺼지지는 않았을까 정말 걱정했는데요. (트라우마 ...)
다행히 잘 됐습니다.
팬닝 후 표면을 조금 정리해 주고 밑면을 쳐 거품을 조금 가라앉혀 주었습니다.
미리 예열해 둔 오븐에서 180도로 20분간 구워줍니다.
굽던 도중 윗면이 탈 것 같아, 약 5~10분 남았을 시점에 윗불 온도만 160도로 내려줬습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정말 잘 구워졌네요.
어느 정도 식을 때까지 방치해 둡니다.
미지근한 정도로 식었다면 지퍼백에 담아 반나절~하루동안 밀봉해 보관합니다.
이래야 맛있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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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성질이 급한 한국인이기 때문에... 냉장보관으로 식혔습니다.
(아이싱 준비)
사진 상에는 생크림 1000ml를 준비했는데요,
앞서 말했듯 500ml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시트지를 잘라서 빵가루를 털어 두고, 생크림을 휘핑해 옵니다. (생크림과 설탕의 비율은 10:1)
사진 상에는 시럽이 없는데요, 케이크용 시럽은 따로 끓여 준비해 뒀습니다. (물:설탕 2:1)
(생크림 너무 많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우측 상단에 있는 빈 그릇은 빵 윗부분을 잘라서 빼놓은 그릇이었는데요,
생크림을 휘핑 치는 사이 가족분들이 가져가 드셨습니다. (허나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추측에 불과함)
이제 와서 말하지만 사실 100% 동물성 생크림으로는 작업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식물+동물 혼합 생크림이 작업성과 보존성 면에서 너무 좋기 때문에...
그러나 저는
(1) 기왕 하는 김에 맛있게 먹고 싶어서
(2) 중복된 표현입니다.
2번은 여전히 중대 사항이라서, 가오 있게 동물성 생크림을 선택했고, 이것은 또 다시 후회가 됩니다.
시럽을 바른 시트 위에
1. 얇게 생크림을 바르고
2. 딸기를 얹어줍니다.
어느 면에서 잘라도 텐더 쇼트 케이크 특유의 단면이 나오도록 꼼꼼하고 예쁘게 올려줬습니다.
3. 이후 시트를 덮습니다.
초벌 아이싱을 해주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작업해 보면서 안 건데... 동물성 생크림은 식물성이나 혼합처럼 말끔한 처리가 잘 안 되더라고요 ^-^?! ㅠㅠ...
(물론 제 실력 부족이겠죠. 압니다.)
최대한 다듬어 봤지만 이게 한계인 관계로... 어쨌든 마무리해 줍니다.
한번에 총 3조각씩 나오니까, 고증에 맞게 6조각으로 임시 컷팅 선을 만들어줍니다.
(크기 차이는 인간미입니다.)
예쁘게 썰어 올려줬습니다. 완성입니다.
깔끔하게 들고갈 수 있어요...
물론 선물용이 아니니 잘라야겠죠.
단면이 나름 괜찮게 나온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한장 더...)
남은 조각들은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글 쓰면서 한 조각을 먹어 보고 있었는데요, 파는 것 뺨치게 맛있게 된 듯 하여 다행입니다.
비록 냉장고에서 생크림 락앤락 두 통이 저를 쳐다보고 계시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