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현인빵은 밀가루반죽 메인의 가루재료가 들어간 빵이라는 관점으로 제작되어왔습니다.

인게임 아이콘도 평범하게 잘 구워진 식빵모양이니까요.

하지만 무식한 전사의 '저게 정말 빵이 맞을까?' 라는 질문에서 이번 대재앙이 시작됩니다.

인게임 설명에서는 검은밀반죽에 생선가루와 야채가루를 섞어 만든,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빵 이라고 합니다.

처음 질문은 한국인 시점에서 저건 생선과 밀가루가 들어갔으니 어묵이지 않을까? 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식 어묵은 대다수가 튀겨내기때문에, 샬레이안 현인들이 튀겼을까? 라는 새로운 질문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물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현인빵은 빵이었을까

글로벌서버 데이터베이스로 검색해봤습니다.

일본서버는 현인빵 그대로였지만, 

영어권 표기에서 새로운 점을 찾았습니다.

archon loaf 현인로프네요

비슷한 요리가 현실에 있습니다. 미트로프

갈아둔 고기에 빵가루와 달걀, 채소를 넣어 덩어리째 구워낸 요리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빵임에도 현인빵을 이용해 만드는 다른 요리가 없습니다.

현인버거도 재료에 현인빵이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본질적으로 빵보다는 미트로프와 유사한 형태에 가깝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제작방향을 잡아봅시다. 

갈아만든 단백질(생선),밀가루, 그리고 채소들 역시 가루를 쓰는방향보다 좀더 식감을 찾을수있게 다진형태로 넣겠습니다.

여기서 세번째 고민이 시작됩니다. 

현인로프는 거대한 덩어리라 잘라먹는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시간이 아까운 샬레이안들이 이걸 덩어리로 먹었을까요?

이 전사, 나름 친절하기때문에 먹는시간 단축에 대한 고민에 빠집니다. 

비슷한 재료로 만드는 음식이 한종류가 더있죠. 미트볼,

네 해결되었습니다. 현인볼이 될껍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작을 해봅시다.

다수의 청어필렛(냉동), 국산 흑밀가루, 제주산 자색당근, 시금치, 달걀, 설탕, 소금, 후추, 맛술

좋습니다 꽤나 신선하게 공수해왔습니다

먼저 청어부터 조져봅니다

필렛입니다. 이 친구는 이제 전사의 손길을 따라....

섬세하게 뼈를.... 바를게 없어요. 순살필렛이었네요. 감사합니다.

세상이 좋아요 큰뼈정도는 죄다 손질해서 옵니다.

껍질을 잡고 벗겨서, 

물기를 제거합니다.

큐브로 잘 참수한 뒤

짠! 어육이 되었습니다!

설탕,소금,맛술을 넣고 잘섞어서 옆에 빼둘게요

데쳐둔 시금치와 자색당근도 잘 다져서 반죽에 넣습니다

여담인데 자색당근이 진짜 달아요. 맛있습니다.

남은 계란흰자,흑밀가루,후추까지 탈탈탈탈 넣고...

 

와.... 뭘 만든거지????????

옆에서 같이 먹을 예정인 언약자는 공구리치냐했습니다....

볼로 만들면 덜익을까봐 눌러서 납짝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쨌든 한입크기잖아요

오븐아 미안해.... 잘 구워지긴하는데 비린내가 엄청납니다....

다 구웠습니다, 때깔은 정말 괜찮아요, 거뭇거뭇 탄 느낌이지만 전부 자색당근입니다.

단면을 봐주세요, 나름 현인용 미트볼에 가깝게 잘 구워졌어요.

물론...

식욕왕성한 저희집 고양이도 거부하고있습니다. 

제작은 밤12시가 되어서야 끝이 납니다.

하지만 이 현인볼은 샬레이안 현인들의 간편식사가 되어야합니다.

물론 맛은 봤지만 이대로 식혀서 냉동보관한 후 아침식사로 먹어보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냉동 현인볼입니다. 에어프라이기로 살짝 데워서...

모양은 그럴듯합니다. 일단 생선이니까 식초와 참기름장으로 함께 먹어보겠습니다

.......

맛평가를 하자면, 생각보다 먹을만합니다. 하지만 소금양이 조금 많아서 그런지 정말 동그랑땡같은 반찬이 되버렸네요. 시금치식감은 거의 없었고 자색당근 단맛이 툭 튀어나옵니다(positive)

소금을 아예 넣지 않고 만든다면 훌륭한 현인볼이 될꺼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들어 본다면 식초대신 레몬조각을 곁들이고 소금간을 하지 않은 심심한 맛으로 만들꺼같아요

하지만 혼자 결론을 낸다면 편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옆에서 도와준 언약자의 평을 직접 적어달라했습니다

(남은 동그랑땡은 저녁식사로 올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인볼은 만들지 않는 것으로 합시다.

(대체 샬레이안들 뭘 어떻게 먹고사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