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이사하고 취직하고 하느라 늦어 졌어요!
이 안에 쓸 말이 기억이 안나서.....이전과 같아요! 완픽션! 스토리 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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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울다하의 사막, 그 가운데 어딘가로 다급하게 뛰어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하얀 바탕에 녹색의 사보텐더가 자리 잡은 엠블럼을 자랑스럽게 내걸은 이들은 바로 부대 ‘냐냐’의 멤버들이었다.
“이 부근에서 구난 신호가 올라왔었는데….”
달리면서도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던 부대장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에서 돌아오던 중, 캠프를 하며 휴식을 취하다가 누군가가 날린 구난 신호를 봤다. 그것을 본 냐냐의 멤버들은 곧장 채비를 갖춰 출발했지만, 가까이 온 순간 신호가 끊기고 말았다.
“앗! 저기 마차가 쓰러져 있어요!”
뭔가를 발견했는지, 누군가가 소리쳤다. 거기에는 바람에 날아온 모래에 파묻히듯, 반파된 마차가 버려져 있었다. 마차를 끌던 초코보는 끔찍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것인 듯, 크고 작은 발자국들이 어딘가로 이어져 있었다.
“발자국을 따라가자.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경계를 풀지 않도록 하고.”
부대장의 말에 모두들 각자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진형을 갖춘 채, 발자국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사람들을 습격하고 있는 마물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물은 포효를 지르며, 자신을 막아서는 경호원을 후려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벌벌 떠는 라라펠족 소녀가 한 명-
“…! 다들 서둘러!”
다급하게 내려진 명령에 전원 속도를 올렸지만,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일행은 시야의 끝에 있었고, 이미 장애물을 모두 치운 마물은 지금 당장이라도 소녀를 잡아먹어치우려는 듯, 승리의 포효를 지르고 있었다.
눈살을 찌푸린 채로 그것을 보고 있던 부대장은 손짓했다.
“야야!”
부대장의 신호에 야야가 돌아보자, 부대장은 소리쳤다.
“포메이션 C다!”
“네에-!? 그거 또 하는 거예요!? 그거 싫은데….”
“사람은 살리고 봐야할 거 아냐!”
“아,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부대장의 명령에 메고 있던 도끼를 손에 쥐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부대원을 보며 궁시렁 댄 야야는 한숨을 내쉬곤, 심호흡을 하면서 바닥을 강하게 내딛었다.
“금강!”
금빛 기운이 야야의 전신을 감싸고, 곧장 그 자리에서 뛰어오른 그때 다가온 부대원이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렀다. 무시무시한 기세로 휘둘러지는 도끼를 밟고, 야야가 쏜살 같이 날아올랐다.
“하아아아앗-!”
바람마저 가르고 금빛으로 빛나는 유성이 작렬했다. 사람의 몸으로 낸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굉음과 위력으로 목표를 단번에 날려버렸다.
“……!”
마물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그 찰나의 순간, 야야는 놀란 얼굴로 자신을 보는 라라펠 족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사막의 불타오르는 태양도 무색한 백옥과도 같은 하얀 피부, 잘 손질되어 늘어뜨려진 분홍빛 머리카락, 에메랄드를 박아놓은 것 같은 짙은 녹색의 눈-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녀는 바로 울다하의 제 17대 여왕, 나나모 울 나모 여왕 폐하였다.

“누구냐!”
다가가자, 갑옷을 입은 커다란 덩치의 남자가 호통을 쳤다. 그에 눈을 게슴츠레 뜬 야야는 품속에서 몇 번 접어 작게 만든 종이를 꺼내어 펼쳤다.
“돌아가라, 여긴 너 같은 꼬맹이가 올 곳이…응? 뭐냐 이건?”
고급스러운 종이에 멋스럽게 쓰인 글자. 그리고 마지막엔 화려한 무늬를 가진 울다하 왕가의 문장이 찍혀 있었다. 이 증서를 소지한 자에 한해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는 출입증서였다.
“이, 이건!?”
말없이 증서를 흔들어 보이는 야야. 그에 남자는 사색이 되어서 다급히 자세를 바로 했다.
“시, 실례했습니다!”
왕가의 인장이 찍힌 증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VIP라는 증거. 그것을 보자마자 남자의 패도는 180도로 바뀌었다. 혹시라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불이익을 당할까 싶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하지만 야야는 그저 손으로 문을 가리킬 뿐이었다. 그러자 남자는 허둥지둥 문을 열었다.
“…하아.”
경례까지 하며 굽실대는 남자를 뒤로하고 들어온 야야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지나가던 하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치맛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저기, 언니. 여왕폐하는 지금 어디에 계세요?”
어딘가로 바쁘게 가고 있던 젊은 미코테족 여성은 자신의 치맛자락을 잡고 있는 야야의 물음에 잠시 생각해보더니, 약간 불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왕폐하 말씀이신가요? 지금쯤 아마 침실에 계시지 않을까요?”
“침실에요?”
“아까 간식을 가져오라는 말씀이 있으셨으니까….”
“알았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고개를 끄덕이곤, 종종종 걸음을 옮기는 야야. 벌써 꽤 여러 번 왔었던 모양이다. 미로 같은 궁궐 안을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그 모습은 완전히 익숙한 사람의 것이었다.
“…누구냐! 아, 야야님이시군요.”
이윽고 도착한 그곳에는 은빛 갑옷을 입은 여성 두 명이 문을 지키고 있었다. 울다하 왕가 직속의 근위대, ‘은갑옷단’의 기사들이었다. 그녀는 야야를 보곤, 허리춤에 가져갔던 손을 다시금 제자리로 되돌렸다.
“오늘도 폐하께 불려 오신 겁니까?”
“그렇죠 뭐. 근데 검은 조약돌 언니. 오늘 근무였어요?”
“아뇨, 오늘은 비번이었습니다만, 동료 한 명이 심한 복통으로 쓰러져서요.”
“심한 복통? 설마 식중독인 건…?”
“그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그런가요? 걱정인데….”
“너무 걱정 마십시오. 아까 연금술사 길드에 약을 주문해뒀고, 무엇보다 우리 은갑옷단의 기사는 병마따위에게 쓰러지지 않으니까요.”
검은 조약돌의 듬직한 말에 야야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니, 갑자기 문이 열리고 안에서 누군가가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이제는 익숙한, 어리지만 의젓해 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뭐라 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보통이라면 그 얼굴을 절대로 먼저 내보이는 법이 없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울다하의 주인이자 희망이며,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소녀.
울다하의 제 17대 통치자. 나나모 울 나모 여왕 폐하.
“왔으면 얼른 들어올 것이지 밖에서 대체 뭘하고 있는 게냐!”
“여, 여왕폐하!?”
“어서 들어와라! 어서!”
당황하는 기사들은 안중에도 없이, 야야에게 다급하게 손짓하는 나나모. 그에 야야는 한숨을 쉬곤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얼른! 얼른! 꺼내보거라! 얼른!”
“아, 알았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나나모의 재촉에 야야는 주섬주섬 품에서 작게 봉투로 싼 뭔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오오오…! 대량이로구나! 대량이야!”
나나모는 기뻐하며 봉투를 뜯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쿠키와 사탕 같은, 흔히 말하는 군것질거리였다.
“잘했어! 잘했어!”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뭐냐?”
“왜 이렇게 몰래 가져오라고 하는 거예요? 여왕이니까 간식 정도는 그냥 가져오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아- 그게 말이다.”
나나모는 벌써 한 입 크게 쿠키를 베어 물고는, 우물거리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짐도 그렇게 생각했다. 여왕인데 왜 과자 하나 마음껏 먹질 못하는가- 그래서 더 가져오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소용없었다고요?”
“그래. 짐이 아무리 말을 해도 ‘이 이상은 건강에 해롭사옵니다. 폐하’라면서 초코보 눈물만큼밖에 주질 않는다. 분명 라우반이 손을 써둔 것이겠지.”
나나모는 그게 상당히 분했는지, 쿠키를 세 개째 물면서도 계속 투덜투덜 불만을 늘어놓았다. 야야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도,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과자를 많이 먹는 건 분명 건강에 좋지 않다. 늘 환장한 듯 먹어치우는 자신이었지만, 그렇기에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음…! 그대가 가져오는 건 언제나 맛있군. 과연 디저트 마스터다.”
“그냥 알고 있는 맛집에서 사온 것뿐인데요.”
“그게 다 맛있는 것들뿐이니 그러는 거 아니더냐.”
한참을 먹던 나나모는 갑자기 먹는 걸 멈추고 야야에게 말했다.
“듣자하니, 이번엔 꽤 멀리 원정을 나갔다지? 어떠했느냐?”
“원정이래도, 던전 공략에 다녀왔을 뿐이에요. 그리 먼 곳도 아니었고….”
“던전? 어디였느냐? 최근 광산쪽이 시끄럽다고 들었다만…혹시 거기였느냐?”
여왕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 성밖의 소식을 직접 들을 기회가 적기 때문인지, 사소한 이야기라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듣고 싶어 했다.
“음…그런 고통을 받고 있었다니…. 다 짐의 힘이 모자란 탓이다.”
“던전에서 마물이 나오는 거랑은 그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짐의 힘이 부족해서, 백성들을 안전한 곳에서 살게 해주지 못한 탓이다.”
“…….”
“모래전갈회 놈들….”
울 것 같은 얼굴, 하지만 결코 울지 않는 그 의연한 얼굴에 야야는 무심코 쓴웃음을 지었다. 과거엔 분명 잘 웃고 잘 울었을 귀여운 얼굴인데도, 이제는 감정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그 사실이 대견하면서도 애처롭고, 가여우면서도 기특하다. 이것이 바로 ‘짊어진 자’의 얼굴인가.
“여왕님.”
“음? 왜 그러느냐?”
“비공정 한 번도 타본 적 없죠.”
“비공정? 그야 궁전 밖으로 나갈 일이 없으니….”
그 말을 들은 야야는 말없이 다가가 나나모의 허리를 답싹 잡았다. 그리고는 번쩍 들어올렸다.
“뭐, 뭘 하려고 그러느냐!?”
“갑니다아아아!”
“야야!? 야야?!”
야야는 나나모를 머리 위로 번쩍 들곤, 문을 걷어차 열며 뛰쳐나갔다.
“여, 여왕님!?”
“야야 경! 여왕님을 어디로 데려가시는 겁니까!”
당황하는 은갑옷단 기사들 사이를 피해 야야가 질주했다. 복도에서 복도로, 홀에서 홀로, 한줄기 바람이 되어 궁전을 가로 질렀다.
“…….”
힐끔 올려다보니, 처음엔 벌벌 떨며 소리치던 나나모도 이제는 팔 다리를 쭉 뻗은 채로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옅은 미소까지 지어진 것이, 분명 즐거워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토옷!”
가벼운 기합과 함께 난간을 밟고 뛰었다. 위에서 파닥이고 있는 나나모를 생각하며, 그리고 그녀가 짓고 있을 미소를 생각하며, 야야는 더욱 힘차게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