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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유저가 30일정지를 받았답니다ᆢ

3007

시각장애인 유저가 파이널판타지14를 플레이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외부 보조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30일 이용 제한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솔직히 묻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이 게임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접근성 보조기술까지 외부 프로그램이라는 네 글자로 뭉뚱그려 제재하는 것이 정말 정상적인 운영입니까?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든 행위를 허용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치팅 프로그램과 접근성 보조기술은 애초에 목적부터 다릅니다.
하나는 다른 이용자보다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 때문에 다른 이용자에게는 당연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게임에 접근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외부 프로그램 사용 → 정지”
라는 한 줄짜리 공식으로 처리한다면

그 운영정책은 결국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공정한 기준이 아니라 장애가 있는 이용자에게 더 높은 장벽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황당한 부분은 신고입니다.

시각장애인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접근성 도구를 보고,
그걸 신고할 대상으로 판단했다는 것 자체가 씁쓸합니다.

게임을 망치는 핵 프로그램을 찾아 신고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계정을 탈취한 것도 아니고,
다른 이용자의 플레이를 방해한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장애를 보완해서 게임을 하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걸 신고하고 그 결과로 30일 이용 제한까지 내려진다면,

시각장애인에게 남는 메시지는 사실상 하나입니다.

게임을 해도 된다. 하지만 우리가 정한 방식으로만 해라.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일반 이용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화면을 보고,
똑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얻고
똑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습니까?
못 합니다.

그래서 접근성 기술이 필요한 겁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특혜가 아닙니다.

남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한 보너스가 아니라, 남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게임 접근권에 가까운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이 게임 내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했고,
운영정책상 어떤 조항에 해당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더욱 필요한 것은 기계적인 제재가 아니라,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한 개별적인 판단과 명확한 기준 아닙니까?

운영정책에 예외가 없다면
그 예외를 만들 필요가 있는지 논의해야 합니다.

접근성 보조기술을 허용할 수 없다면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디부터가 부정행위인지 명확한 기준이라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런 구분 없이 외부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건 공정한 운영이 아니라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이용자에게 똑같은 규칙을 적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것 아닐까요?

파이널판타지14가 누구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한다면,
그 누구나에 시각장애인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누군가에게는 마우스와 키보드가 당연한 도구이고
누군가에게는 음성 안내나 화면 인식이 게임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일 수 있습니다

도구가 다르다고 해서 게임을 즐길 권리까지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정말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니 정지'라는 문구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를 부당하게 게임 밖으로 밀어내지 않는 것 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장애를 극복하고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신고 버튼과 30일 정지라면

우리는 한 번쯤 물어봐야 합니다.


댓글 30개
  • 장애인의 게임 접근권과 외부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운영 정책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접근성이라는 명분이 붙었다고 그 외부 프로그램이 게임내 규정에 예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 접근권과 외부 프로그램에 대한 운영정책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접근성의 문제와 외부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분리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이용자가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외부 프로그램과, 장애가 있는 이용자가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보조기술은 사용 목적과 필요성이 다릅니다.
    물론 접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외부 프로그램 사용이 자동으로 허용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장애인 이용자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장애인이니까 규정을 예외로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장애인의 게임 접근권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함께 살펴보고, 그에 맞는 판단과 소통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규정은 사람을 배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정하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단순히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니 규정 위반이다
    라는 한 문장으로 끝내기보다는,
    그 외부 프로그램이 왜 필요했는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했는지, 그리고 장애인 이용자에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까지 함께 살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 취지는 이해가는데 어떻게 제재 당한건가요? 모드를 써도 사실 드러내지만 않으면 걸릴 일은 없는데.. 솔직히 파판14은 암묵적으로 티내지만 않으면 제재를 하지는 않잖아요. 규정상은 어쩔 수 없다고 봐요 

  • 유튜브로 방송하시는데 그걸보고 신고했다네요ᆢ

  • 외부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정책은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플레이를 자동화하는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언급된 프로그램은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게임 내 시각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이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접근성 보조도구입니다. 현재 게임 내에는 이 프로그램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접근성 수단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단순히 '외부 프로그램이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해당 보조도구 없이는 게임 이용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사실상 '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반려견 동행이 금지된 장소에서도 시각장애인의 안내견까지 일반적인 반려견과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접근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모든 외부 프로그램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일반적인 편의성 프로그램이나 부정행위를 위한 프로그램과 장애인의 게임 이용을 위해 필요한 접근성 보조도구를 동일하게 취급하기보다는, 적어도 접근성 보조도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니까 마음은 이해하는데..규정은 이성적인거고 하나의 규칙인거고 .. 차가워도 모두 약관 동의하에 만든거 잖아요. ......... 감성과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거에요 ㅠ
    외부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정책은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플레이를 자동화하는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만 있는게 아니에요..애초에 게임내 소스를 무단으로 침범하는 행위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금지 시키는 겁니다.. 게임 클라이언트와 외부 프로그램 상호작용으로 게임사 통제영역에 있어야 하기도 하고 서버에 부담이 되기도 하는 부분이구요... 
    어떤 행위가 특정 사람에게 매우 필요하니까 그 행위를 게임사가 허용해야 한다는 것도 별개의 문제구요.. 그리고 안내견 비유도 동일 상황이 전혀 아니구요 ㅠ 안내견은 단순한 반려견과 달리 법적으로 별도 지위를 갖기도 하고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이용자에게 게임내에 정보나 서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구요.. 반면 외부 프로그램을 게임 클라이언트를 읽고 변환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ㅜ
    유튜브 방송를 통해 걸리셨다고 했는데
    정말 안타깝긴 합니다. 이건 직접적으로 게임사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은 하는데 .
    사실 이런식으로 허용해버리면 다른 것도 명분이 생기고 끝도 없어요 ㅜㅜ 

  •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 요시다에게 직접 게임내 정식으로 시각 장애인 분들을 위한 시스템을  추가 개선해달라가 더 합리적인 건의라고 생각합니다 ㅠ 

  • 실제로 타게임에서도 이와 비슷한일로 조치 조정을 한 사례가있다고 들었습니다

  • 글의 취지에 매우 동의합니다.
    최종적으로 게임의 메인 개발자가 인게임 모드로 접근성 기능을 넣어주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타 게임처럼 접근성 모드를 위한 플로그인을 허용해주면 좋겠습니다.

  • 기존에 정해진 약관이 있는 만큼, 특히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수한 환경인 만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제재였다 보지만,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이슈가 점차 올라오고 관련 모드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게임에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의 접근이 확대되고 있는 요즘 이 일에 대해서 회사측에서 어떻게 게임 접근성을 확보해줄 수 있을 지, 조금 더 모두를 위한 게임이 되게 할 수 있을 지 고민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존에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혹은 일반 사용자들에 비해 더 커다란 편의를 누리기 위해 치트성 모드를 사용하는 것과 아예 게임을 못하던 사람들이 플레이에 필요한 보조도구를 얻어 비로소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다르게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번 일이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관해 의미있는 선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장 긍정적인 방향은 결국 이런 접근성 기능이 공식적으로 게임에 편입되는 것이겠지요. 다만, 대규모 온라인게임 특성상 그러한 접근성 기능이 개발 및 편입되는 과정에서 긴 시간의 접근성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시간동안 플레이 자체가 단절되는 장애인 유저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접근성 도구를 통해 이미 게임을 시작하고, 시간을 들여 캐릭터를 키우고 다른 이용자들과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도 이 게임의 고객입니다. 사용한 도구가 현행 약관에 위배된다는 판단과, 그 고객이 앞으로 게임을 계속 이용할 방법을 마련하는 문제는 함께 다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공식 대안은 아직 없고 기존 도구도 사용할 수 없다면, 그들에게 남는 선택지는 사실상 게임을 그만두는 것뿐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