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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웅을 위하여 - 6(완)

번호 860
오딘 | 환술사 | Lv.60
16-08-03 23:40 조회 8937




+ 주의 : 확장팩 창천의 이슈가르드(3.0)강력스포 포함

 

 

 

 

1 : http://www.ff14.co.kr/community/fanart/detail.asp?p=2&no=843

2 : http://www.ff14.co.kr/community/fanart/detail.asp?category=3&no=845

3 : http://www.ff14.co.kr/community/fanart/detail.asp?category=3&no=848

4 : ​http://www.ff14.co.kr/community/fanart/detail.asp?category=3&no=851

5 : http://www.ff14.co.kr/community/fanart/detail.asp?category=3&no=858

 

 

 

 

 

 

 

배경음악 : Reynah - 너의 세상으로(Angel / Into your World) Piano cover - EXO(엑소)

 

 

 

 

 

 

 

 

 

 

 

 

하얗게 깔린 눈바다가 햇빛을 받아 싱그럽게 빛이 났다. 커르다스에서 이런 날씨는 꽤 드문 편이었다. 뺨을 휘갈기던 바람도 오늘은 날씨 탓인지 제법 잔잔했다. 커르다스에서 오랜만에 ''온화하다''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날씨였다.

코 끝이 시큰한 것을 느끼고 모험가는 괜히 손으로 얼굴을 슥 닦았다. 빨개진 코를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까마득하게 펼쳐진 하늘의 품에, 거대한 공중성이 안겨 있었다. 구름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첨탑들이 무수히 모여 있었다. 모험가는 저 곳에 발을 들인 적이 있었다. 오직 자신을 위해서 호의를 베풀기를 전전긍긍했던 한 사람이, 저 무거운 대심판의 문을 힘써 열어 주었던 것이었다. 

이젠 내가 너를 지켜줄 차례야. 오르슈팡이 했던 말이 생생하게 맴돌았다.

그의 노력으로 포르탕 가에 몸을 의탁하면서, 안전하게 거점을 마련해 놓고 모험을 하며 결국 씌워진 누명을 풀 수 있었다. 모든 의혹이 풀리고 다시 떳떳한 몸이 되었던 날 모험가는 용머리 전진기지를 다시 찾았었던 것을 기억했다. 아쉬움을 가득 담고, 이제 자신을 잡아둘 핑곗거리가 더욱 없어졌음을 한탄하던 그가 떠올랐다. 그 때도 어김없이 그 놈의 ''하룻밤''을 졸랐었지. 학을 떼며 도망갔었던 그 때를 기억하며 모험가는 픽 웃음을 흘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하룻밤, 같이 좀 보내줄 걸 그랬네.

모험가는 자신의 앞을 바라보았다. 소박하게 만들어진 기념비 하나가 발 끝을 눈 속에 묻고 있었다. 황홀하게 펼쳐진 성도 이슈가르드를 내려다보기에 이 곳을 정말 최고급 일등석이었다. 오르슈팡 님이 자주 오시던 곳이예요. 이슈가르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고, 날씨가 좋으면 이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하셨어요. 간밤에 찾았던 용머리 전진기지에서 야엘이 해 준 말이었다. 눈에 띌 만큼 헬쓱해졌지만 이제는 마음을 추스르고 모험가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게 되었던 그녀였다.

용머리 전진기지의 사람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만들었다는, 오르슈팡이 좋아하던 자리에 몸을 의탁한 그의 기념비.

무기를 내려놓고 모험가는 기념비를 바라보았다. 이슈가르드 식으로 유해는 화장하여 뿌려졌지만, 모험가는 어쩐지 오르슈팡이 이 곳에서 자신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떨려오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바보 같은 사람. 잘 지내고 있는지.

"여기 있었나."

익숙한 앳된 목소리에 모험가는 고개를 들었다. 알피노와 타타루가 자신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모험가는 타타루가 들고 있는 물건을 보고 단박에 미소를 지었다. 아, 여기에 딱 어울리는 물건이었다. 자신은 기념비 이야기를 듣고 경황 없이 새벽을 박차고 달려왔었는데. 역시 그녀는 새벽의 혈맹 살림을 책임지는 유능한 관리인이었다.

"꼭두새벽부터 일찍 북쪽으로 올라가셨다길래 이 쪽으로 오셨을 줄 알았어용."

타타루가 모험가를 보고 베시시 웃었다.

"저도 오르슈팡님께 꽃을 드리고 싶어용. 모험가님은 이걸."

포르탕 백작에게 받았던 오르슈팡의 방패였다. 빛의 창에 관통당해 아래쪽이 박살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서글퍼져서 모험가는 가만히 그 부분을 쓰다듬었다.

뭐라고 불러야 할까. 오늘 새벽, 그러니까 자신에게는 어젯밤... 하이델린의 가호로 보낼 수 있었던 둘만의 유희에서 오르슈팡이 해 주었던 말이 생각났다. 나 때문에 울지 말기를. 어느새 나긋한 추억이 되어 버린 그 기억이 슬퍼서 모험가는 잠깐 코 끝이 찡해졌다. 모험가의 코가 붉어지는 것을 본 타타루가 허둥지둥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괜찮으세용?"

웃으며 모험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시켜서 미안."

알피노가 그런 모험가를 보고 엶게 웃었다.

커르다스의 매서운 바람에 방패가 날아가버리지 않도록 모험가는 기념비에 방패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가 항상 방패를 차던 왼쪽이었다. 다행히 깨진 부분은 포르탕의 붉은 일각수 문양을 벗어나 있었다.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자신의 사람. 가문. 이슈가르드. 문제가 있을 때 어디선가 나타나 실컷 뛰어들고 나서, 일이 해결되면 방패를 들고 자신에게 환하게 웃어 보이던 그가 생각났다. 또 위험할 뻔 했군, 맹우여.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 가슴 한 켠이 저리도록 미안하면서도, 기념비에마저 그의 방패가 잘 어울려 모험가는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아, 순간, 바람이 왔다. 

 

몸을 가볍게 감싸는 부드러운 바람이었다. 커르다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봄바람 같은 느낌에 모험가는 고개를 들었다. 귓가를 간질이는 바람 소리에 그의 웃음이 담긴 것만 같았다. 모험가는 눈을 감았다. 알피노와 타타루도 비슷한 감상인 듯 눈을 감고 한껏 바람을 맞고 있었다.

타타루가 기념비로 다가가 하얀 꽃을 내려놓았다. 커르다스에서 눈을 뚫고 피어나는 꽃이었다. 위협을 뚫는 강인한 생명을 사랑하던 그에게 어울린다고 모험가는 생각했다.

"오르슈팡 님은 분명 여기서 이슈가르드를 지켜 주고 계실 거예용."

타타루의 말에 끄덕이며 알피노가 말을 이었다.

"긴 여행이었어. 잃은 것도 많고, 괴로워하기도 했지."

모두의 감상을 불러 일으키는 한 마디에 모험가는 이슈가르드를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이슈가르드를 뒤로 하고 오르슈팡의 기념비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눈을 감고 모험가는 그에게 속삭였다. 아름다웠던 사람아. 언젠가 다시 만날 날까지 그대는 이 곳에서 잠시 쉬고 있기를. 그대가 이어 준 소중한 길을 지키기 위해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평화로운 시대에 다시 만나자. 그 때는 우리 함께 지켜낸 아름다운 너의 고향,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 창천의 이슈가르드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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