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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is present #시작된 여정-10

번호 1581
카벙클 | 비술사 | Lv.70
19-10-13 23:58 조회 7606

* 이번에도 조금 폭력적이거나 피가 흐르는 묘사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전역을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려니 적응이 힘드네요... 느긋하게 올리려 합니다.

반격이 시작됩니다. 두 파트로 나눠집니다.





*

 

- 듣고, 느끼고, 생각하세요.


들린다. 적들의 소리도. 꼬마친구들의 비명도.

느껴진다. 가슴 터질 듯이 차오른 분노가, 억울함이. 그리고 원망과 슬픔이.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 동원해서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생각했다.


그녀는 싸움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손은 묶여 있다. 도움이 될 만한 것은 그들도, 자신도 정확히 모르는 신체능력 하나 뿐. 절망적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생각의 가지를 계속해서 뻗어나갔다.


그리고 결국. 한가지. 실낱같은 가능성을 생각해 내었다. 마치 망상과도 같은 확실치 않은 방법. 그렇지만...


- 그리고 행동하세요.


그녀는 샤이나가 남긴 글이 자신의 등을 떠밀어 주는 것처럼 느꼈다. 그리고 바랐다.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만나지도 못했지만. 이 모자란 플레이어를 도와주기를...!

이제. 행동할 시간이었다.

 

*

 

아아아아아악!”


공포를 떨치기 위한, 귀를 찢을 듯한 고성 고음량의 비명이 로비를 가득 메웠다. 꼬마친구들을 붙잡느라 정신이 팔린 강도들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이미 땅을 박차고 뛰쳐나가고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두목으로 보이는 루가딘 남성이 아닌, 자루를 들고 있는 휴런 족 남성이었다.


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 만에 빠르게 가속한 그녀는 휴런족 남성에게 달려들어 그대로 온 몸을 내던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휴런족 남성은 어안이 벙벙한 채 무방비로 복부를 내주었다.


, .. !”


명치에 큰 충격을 느낀 그는 폐 속에 있던 공기를 전부 토해내며 그녀와 함께 쓰러졌다.

허를 찔린 것도 있었지만 손이 묶인 채 공포에 떨고만 있던 여자에게 당했다는 부끄러움에 그는 건방진 여자를 밀치고 일어나 제대로 갚아 주겠다고 생각했다.


- 손에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만 아니었다면.


우드득!


, 끄아아아악!!!”


두 손이 묶여 있는 사람이 공격할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

그 중 하나를 그녀는 보여 주고 있었다.

다리는 너무 멀었다. 그래서 그녀는 목표에 가장 가깝게 있는 무기를 사용해 휴런 남성이 자루를 잡고 있던 손을 공격했다.

가장 단단하고 가까이 있는 이빨로, 손을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정말로 죽일듯한 각오를 담아서.


물어뜯자마자 느껴지는 끔찍한 비명소리와 혈향, 감촉을 모조리 무시하고 그녀는 더욱 더 턱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보다 더 강한 힘이 더해져 끔찍한 결과로 나타났다.


우직.


아악! 아아악! 내 손가락이!! 끄아아아아악!”

이런 젠장! 이 미친 것이!”


그녀는 입 안에 있는 더러운 것을 황급히 퉷, 뱉어냈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이 사라진 손이 쥐고 있던 자루를 물어 있는 힘껏 옆으로 밀쳤다. 그리고 외쳤다.


책을 나에게 줘! !”


그녀는 머리카락이 잡아당겨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뒤로 넘어간 그녀를 향해 무자비한 폭력이 이어졌다.

손을 움켜쥐며 고통에 떨고 있는 휴런족 남성을 제외하고 라라펜 남성은 두 손에 쥔 창대로, 루가딘 남성은 큰 주목과 발로 그녀를 마구 때렸다.


얻어 맞는 충격과 아픔에 입에 있던 피를 흩뿌린 그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몸을 웅크리고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조준을 해 있는 힘껏 다리를 뻗었다.

목표는 낮은 곳에서 발을 뻗어도 쉽게 닿는 작은 체구의 라라펠 남성이었다.


! 위협적인 소리가 바람을 갈랐다. 깜짝 놀라 그녀의 발을 창대로 막은 라라펠 남성은 예상외의 강한 충격에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계속되는 반항에 머리끝까지 화가 난 루가딘 남성은 상품이기 때문에 힘을 억제해야한 다는 것도 잊고 진심으로 그녀를 걷어찼다.

부드러워 보이는 복부에 틀어박힌 큰 군화발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그녀의 몸을 가볍게 띄웠다. 내장이 뒤틀리는 끔찍한 고통이 뒤따랐다.


카학!”


그녀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피를 뿜으며 데굴데굴 굴렀다. 벽에 부딪쳐 컥컥 거리던 그녀는 곧 목을 조이는 강한 힘에 발을 버둥거렸다.


, 끄윽..”

생각이 바뀌었다. 이대로 마음껏 분풀이 하다가 내가 알고 있는 최악의 장소에 팔아주겠어. 이 빌어먹을 년!”

. .. 끄흑.”


루가딘 남성의 그 큰 손이 가녀린 목을 쥐고 들어 올리며 세게 조르자 그녀는 곧 꺽꺽 소리를 내며 얽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곧 질식사 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녀는 눈빛을 불태우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피투성이에 멍들고, 옷은 넝마가 다 된 처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저항하는 그녀는 부수기 아까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목을 조르던 루가딘 남성은 그녀의 눈동자가 뒤로 까뒤집어지자 칫, 혀를 차며 손에 힘을 풀었다.

그래도 그의 손은 여전히 목을 쥐고 있었다.


어이, 밧줄 남았지? 밧줄 더 가져와!”


그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죽음의 공포가 무엇인지 보여줬으니 잠잠하리라 생각했다. 또한 죽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강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있어서는 매우 큰 실책이었다.


목을 조르고 있던 억센 속이 풀리자 그녀는 발작하듯 크게 숨을 들이켰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숨을 참고 있는 힘껏 발을 굴렀다.


피아노도 가볍게 들던 그녀의 힘이 다시 한 번 발휘되어 쿵! 하고 바닥을 울렸다.

그리고 그 발 및에는 커다란 군화에 감싸인 발이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


무심코 장롱에 엄지발가락을 박은 것과는 비교하기도 힘든 고통이 루가딘 남성을 덮쳤고, 우렁우렁한 고함이 로비를 가득 메웠다.


그녀의 눈앞에는 무의식 적으로 다친 발을 확인하려 등허리를 굽히려는 루가딘 남성이 있었다.

그 분노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험상궂은 얼굴이, 그녀를 업신여기며 내려다 보던 그 얼굴이 이제 같은 위치에 있었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넘쳐나는 감정을 실어 이마로 그 콧잔등을 받아버렸다.


!


그녀의 이마가 깨지며 피가 흘렀고, 루가딘 남성의 코에도 피가 흘러 넘쳤다.

설마 이렇게 까지 할 줄은 몰랐던 루가딘 남성의 거구가 휘청거렸고 그녀의 몸도 비틀거렸다.


- 그래도 아직 그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한 발자국. 그것이 두 사람이 서로 뒤로 물러난 거리였다.

그녀는 단단한 벽을 등 뒤로 느끼고 거기에 의지해 자세를 추스렸다.

그리고 코를 감싸 쥔 루가딘 남성의 빈틈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발차기를 가했다.


멋진 옆차기도 돌려차기도 아닌, 선채로 한 발을 세게 들어 올릴 뿐인 엉성한,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올려 차기일까?

그녀의 엉성한 올려 차기는 루가딘 남성의 통나무 같이 굵은 두 다리 사이로 빨려 들어가듯 솟아올랐다. 바닥도 은은히 울리게 만드는 그녀의 괴력을 듬뿍 실어서.


그리고, 충격.


꺼흐흑.”


발에 느껴지는 기분 나쁜 감촉에 그녀는 얼른 다리를 접었다.

단말마와도 같은 소리를 내뱉은 루가딘 남성의 몸이 허물어졌다. 제대로 비명도 못 지르고 남성의 중심에서 넘치는 고통에 몸만 꿈틀꿈틀 거리는 그를 보다 퍼뜩 그녀는 주위를 경계했다.


다행히 휴런 남성은 붕대로 감싼 손을 붙잡고 끙끙거리고 있었고, 라라펠 남성은 밧줄을 든 채 세상 끔찍한 광경을 본 마냥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리고 정말 기다리던 것을 본 그녀는 아픈 몸을 채찍질해 그곳을 향해 달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때문에, 쉴 수조차 없었다.


끄으으, 죽여, 죽여버리겠어... 갈가리 찢어주마!”


등 뒤에서 온갖 끔찍한 말을 포함한 음산한 목소리에 쫓기듯 그녀는 뛰었다.

잡아! 잡으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루가딘 남성의 목소리에 그녀는 더욱더 발에 힘을 주어 라라펠 남성에게 달려들 듯 하다가 그대로 지나쳤다.

정신을 차린 라라펠 남성이 그 뒤를 쫓았고, 루가딘 남성이 몸을 난간에 기대며 일으켰다.


! 등에 느껴지는 충격에 그녀는 앞으로 엎어졌다.

그녀의 등 뒤로 창을 휘둘러 그녀를 쓰러트린 라라펠 남성은 위험한 짐승을 보듯 경계하며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는 손이 묶인 채 기어서라도 앞으로 가려 했지만, 하반신에서 올라오는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푸욱!


라라펠 남성의 피 묻은 창끝이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에서 뽑혀 나왔다퐁퐁, 빨간 피가 그 뒤를 따라 샘솟았다.


아악! , 흐윽!”


금속질의 뾰족한 것이 생살을 찢고 몸속에 박혔다가 빠져나가는 것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끔찍한 감촉이고, 고통이었다.


그녀의 눈에서 절로 눈물이 흘렀다.

고통 때문이 아니라 왼쪽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기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게 되었다는게 원통하고 분해서 눈물이 나왔다.


시간이 없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됐는데! 그녀는 자기 위로 드리워지는 큰 그림자를 보고 조금이라도 앞으로 가려고 기를 쓰고 꿈틀거렸다.

하지만 사지 중 세 군데가 말을 안 들으니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음산한 웃음소리가 지척에 다다르자 결국 그녀는 눈을 꾹 감고 말았다

.

제발... 제발...!’


무력함에 치를 떨고, 곧이어 닥칠 고통에 두려워하며 절망하고 있는 그녀에게 -


- 마치 기적처럼, 툭 하고 무언가 그녀의 머리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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