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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요리] 샤브루크 피빌을 찵여오거라. (7.0 스포일러 함유)

번호 28
카벙클 | 암흑기사 | Lv.100
25-05-15 04:48 조회 8959

황금의 유산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모두 궁금증을 가진 채로 기억에 남았을 만한 음식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우크라마트 일행과 한땀한땀 만든 그 음식

요리사 만렙 빛전분들의 야무진 손길로써 재현된 전통음식


우크라마트의 고향의 맛!


야크텔 밀림의 부족 간 평화의 상징!


둘이 먹다 연왕이 된 맛!


소개합니다



샤브루크 피빌!!



 


 

 

계승 의식 중 음식의 시련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철저한 정보전을 통해 샤브루크 피빌을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 이것은 무슨 맛이었을까요?

화면 너머의 샤브루크 피빌을 먹어보려고 해봤자 우리는 차가운 모니터의 맛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또 생긴 건 툴라이욜라의 대중적인 음식인 타코와 비슷한데, 재료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음식의 시련을 재현하여 그 맛을 찾아 떠날 필요가 생겼습니다...



몇 번이고 다시 만드는 것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1트만에 성공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우선 레시피를 살펴보겠습니다.






고급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홍화씨를 비롯한 여러 향신료로 간을 한 돼지고기를 바나나잎으로 감싸 땅속에서 찐 음식이겠군요.' - 쿼나

이왕 쿼나님께서 시련 당시 뛰어난 통찰력으로 한 문장으로 정리해주신 레시피가 있으므로

이것을 참고로 하여 만들어보면 되겠습니다.






-재료-

각종 향신료: 오레가노, 큐민, 강황, 파프리카 가루

오렌지 주스 (+소량의 라임주스)

또띠아

입수 난이도 - 下


돼지고기 한덩이

입수 난이도 - 中





자티카(아님) 바나나잎 

입수 난이도 - 上

잎인데 바나나 냄새가 나서 신기했습니다

다만 오래 보관해두면...안 좋겠죠?

아무튼 이 재료가 있고 없고로 굉장히 큰 차이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을 정도의 향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나나잎만큼 이 요리의 가장 핵심적인 재료인...




홍화씨(아치오테) 분말

입수 난이도 - 上


정말 많은 수소문 끝에 찾아낸 재료입니다.

역시나 계승 의식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사실 해외배송을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었으만 하술할 마감 기한으로 인해 시간이 부족하여 겨우겨우 국내에 판매처를 찾아서 구했다고 하네요.

빨간색의 분말 형태로 되어있는데, 향을 맡아보면 굉장히 생소한 향이 납니다.

진짜 남미 사이 어딘가에 가있는 느낌? 그야말로 투랄 대륙의 기상과 같은 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나나잎과 홍화씨가 들어감으로써 비로소 샤브루크 피빌만의 독창적인 향이 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전통은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럼 재료가 모두 갖춰졌으니 본격적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일단 준비한 향신료들을 섞어줍니다.





향신료를 액체로 만들기 위해, 또 연육작용과 향을 추가하는 과정을 위해서 오렌지 주스를 넣고 믹서기에 돌려줍니다.





입자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믹서기를 돌리면 매우 곱고 점도가 높은 형태가 됩니다.



 


강한 붉은색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홍화씨 자체가 염료로 쓰인다고 하니 이렇게 빨갛게 나오는 게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날의 설거지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양념이 준비가 되었으니 고기를 꺼내줍니다.

그릇 크기 이슈로 인해 일부 손질을 해준 다음,





돼지고기에 양념을 펴발라줍니다. 

빈틈없이 잘 주물러줘야 골고루 향이 잘 배일 것입니다.





빨간색 이불을 아주 잘 덮은 돼지고기의 모습입니다.

이 상태로 하루동안 재워주면 쪄줄 준비가 완료됩니다.



잘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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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





위생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나나잎을 잘 씻어줍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조리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오븐용 팬에 고기가 들어갈 모양으로 바나나잎을 깔아줍니다.





아주 먹음직스러운 붉은색입니다.

하루동안 양념이 잘 스며든 고기를 조심스럽게 바나나잎 위로 옮겨줍니다.





오븐에 들어가기 전에 바나나잎으로 확실히 덮어줍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땅속? 에서 3시간동안 쪄주면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겠습니다.



아무튼 땅속에서 찌는겁니다. 알라그 땅속 시스템 뭐 그런거임





3시간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잘 완성되어 달라고 니메이아님(수호신)께 기도를 드리는 것 뿐입니다.



사실 오븐을 돌리기 전만해도 잘 안 될거라는 예감이 더욱 컸습니다. 

그러나 고기가 쪄지는 동안

무려 집에서 타코집이나 인도 식당에 가면 나는 특유의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시간 뒤,



바닥에 양념이 흐른 채로 약간 타버려서 깜짝놀랐지만 내용물에는 문제가 없었다네요


엄청나게 맛있는 냄새와 함께 시련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아...영롱합니다...

재료 구입부터 며칠간 온오프라인으로 뛰다니면서 연구한 보람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나나잎을 제거하고 고기를 잘게 으깨서 덜어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줍니다. 

전날 재워둠 + 오븐에 장시간 조리로 인해 손으로도 그냥 으깨질 만큼 매우 부드러워진 상태입니다.





이제 완성된 고기를 또띠아에 싸서 먹으면


음식의 시련

야크텔 밀림의 샤브루크 피빌

완성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음식의 시련은

'요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 먹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완성된 샤브루크 피빌을 자유부대원들과 함께 나눠주고자

자유부대 정기MT로 향하게 됩니다.


(사실 처음부터 MT에서 같이 먹으려고 기획한 거였는데

시간 제한이 생겨버리니까 홍화씨 분말을 빠른 시일 내에 입수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네요

덕분에 진짜 시련 하나 치르고 온 것 같아서 결과적으로 재미는 있었습니다)





피빌 조달꾼





공교롭게도 MT날짜가 마침 패치 7.1 레터라이브 날짜와 겹치게 되어 부대원들과 같이 시청했다네요

파이널판타지14 공식 유튜브 구독 부탁드립니다.


신 난 다






저희 부대는 (인원수 대비)탱커가 범람합니다.





저녁 식사 중 개시한 샤브루크 피빌



부대원들 각자의 인증샷


시식 후기

- 와대박

- 뭔가 먹어본 적 있는 것 같으면서도 못 먹어본 맛 (바나나잎과 홍화씨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 재료만 보았을 땐 호불호 심하게 갈릴 것 같았는데 쑥쑥들어감 (실제로 평소에 타코 잘 드시면 그냥 좋아할 맛이었습니다)

- 레시피 내놓으세요 (여깄습니다)



직접 비교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아 내가 이걸 만ㄴ들었다고 대박이다진짜 


조만간 출근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황금의 유산 속 가장 궁금했던 음식인 샤브루크 피빌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요리라는 건 할 때 느끼는 재미만큼 베풀 때 느끼는 뿌듯함도 엄청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힘든 점들도 한 입 먹어보는 순간 싹 날아가게 되는 것 같네요

그게 심지어 내가 본 게임 속 바로 그 음식이다?? 이건 오타쿠적으로도 충족되는 무언가가 있고요


그리고 조리 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점으로는

아마도 모티브가 된 음식이 멕시코의 유카탄 지역의 전통음식인 '코치니타 피빌'인데

영상부터 글까지 관련된 레시피를 계속 찾아보면서

전혀 다른 문화권의 전통과 문화를 '알아간다'는 과정 자체가

황금의 유산 메인 스토리의 정신 그 자체인 것 같아서 또 한 번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야크텔 밀림에서 가장 좋았던 대사로 긴 글 마무리짓겠습니다.




끝!

428
15
예프리 (25-05-26 05:13)
톤베리 | 보석공예가 | Lv.94
제목보고 들어왔다가 알라그 땅속 시스템에 빵터져서 로그인했습니다ㅠㅠㅠㅠ이번 요리대회 얼마나 경쟁률이 쟁쟁할까 구경하려했었는데 이 글 보고 의지가 꺾여서(?) 그냥 앉아서 심사위원이나 하려구요. 미래의 툴라이욜라 왕정 요리사를 만나뵈어 영광이었습니다.
탈영한제국군 (25-05-24 20:11)
모그리 | 사무라이 | Lv.100
하 한입만
한입만
니르옐 (25-05-18 15:06)
카벙클 | 무도가 | Lv.100
재료부터 흐큐로 준비하는 멋진 요리사! 저도 먹어보고싶어요
이용자 (25-05-18 10:13)
카벙클 | 비술사 | Lv.100
>>>둘이 먹다 연왕이 된 맛<<<
정말... 멘퀘 밀면서 바나나잎 들어가는 투랄 요리의 맛 너무 궁금했는데 이걸 진짜 만들어오시는 분이 계실줄은
선생님이 짱이십니다 최고예요... 
헤켈 (25-05-16 16:10)
펜리르 | 광부 | Lv.90
읽는 내내 야크텔밀림 시나리오가 떠올라서 마지막 단락을 읽을 땐 코끝이 찡해졌어요. 황금의 유산의 정신 그 자체예요. 넘 맛있어 보이고 원하는 상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최고세요...  
그리페 (25-05-16 15:12)
모그리 | 창술사 | Lv.100
우승... 압도적 우승이십니다. 바나나잎과 홍화씨를 쓴 음식이라니 너무 궁금한데요, 부대원분들의 시식 후기도 기다려봐도 되는걸까요!
Haron (25-05-16 02:17)
카벙클 | 어부 | Lv.100
진짜 맛있겠다ㅠㅜㅠㅠ 
한켠 (25-05-15 20:02)
카벙클 | 기공사 | Lv.100
글도 너무 재밌어요 최고에요 추천하고갑니다
헬레슈템 (25-05-15 17:39)
카벙클 | 환술사 | Lv.100
바나나잎과 홍화씨를 구매 < 여기서부터 추천드려야지 싶었는데 마지막의 '전혀 다른 문화권의 전통과 문화를 알아간다는 과정 자체가 황금의 유산 메인스토리의 정신 그 자체인 것 같아서' 이 부분이......너무나 가슴에 팍 들어와 추천을 안드릴 수 없었습니다. 우승하세요 선생님 최고에요.
왰잉잉 (25-05-15 16:00)
모그리 | 암흑기사 | Lv.100
스토리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요리를 디테일하게 재현하신 게 넘 감동적이고 깨알같은 알라그 땅속 시스템도 진짜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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