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톤베리 서버에서 몽크 주직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전권대사길들이기 라고 합니다.
저는 요리사 제작 수첩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 중 디저트 종류를 특히 좋아합니다.
나무 메기를 통째로 넣었다는 메기 파이, 한 입 폭신하게 베어물고 싶은 바나나 폰즈케이크,
알록달록한 색깔이 예쁜 별사탕 등등..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고 늘 궁금했던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이것!!!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푸딩은 주로 커스타드맛, 말차맛, 초코맛 등.. 이렇지 않습니까?
홍시맛 푸딩은 게임에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동방의 잘 익은 감을 이용해 만든 과자...
그래, 이거라면 화가 많은 아사히에게 한 입 먹여주면서
달달한 것 좀 먹고 화 좀 풀어...라고 하기에 딱 좋은 디저트라고 생각되어 채택했습니다.
(논리는 없고요, 그냥 지능221 몽크답게 우기는 중입니다.)
재료는..

단감, 기라바니아 밀가루, 가가나 알, 육두구, 사탕무 설탕, 초원 우유...

...얘 알?
푸딩 50인분은 나오겠군요.
아무튼 저는 요리엔 재능이 없고, 알과 밀가루를 넣고도 비리지 않게 만들 자신이 없기에
적당히... 검색해서 나오는 간단한 레시피를 이용해 만들기로 스스로와 타협했습니다.

재료: 홍시 3개, 판젤라틴, 우유, 흑설탕
..너무 단출한데? 싶지만 홍시를 전적으로 믿고 일단 시작합니다.

우선 판젤라틴을 찬물에 10분간 불려줍니다.


그 사이 홍시를 하나하나 잘 손질해줍니다.
생과일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철이 아니라 물건이 없어 냉동 홍시를 구매했는데,
3개 중 1개에만 씨가 들어있었습니다. 신기하네요.
뜬금없지만 어린 시절.. 수박 같은 과일의 씨를 삼켰을 때
부모님의 "너 그러면 뱃속에서 과일 자란다" 같은 장난 한 번 쯤은 들어보신 적 있지 않나요?
전 그때 와 그럼 내 배에서 자란 과일 팔아서 우리 집 부자 될 수 있나?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요츠유와 아사히의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저런 장난을 치면서 키우셨을까요?
뭐 안 그랬겠죠.

홍시 퓌레를 만들기 위해 잘 손질한 홍시를 마도믹서에 넣고 갈아줍니다. 열심히..


우와 !
홍시는 갈면 정말 예쁜 색이 나온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곱게 잘 갈릴 때까지 여러 번 섞어가며 갈아준 뒤..

냄비에 홍시 퓌레(3분의2만큼만), 설탕, 우유, 아까 물에 불려둔 판젤라틴을 넣고
약한 불에 살살 끓여줍니다.
남은 퓌레는 이따가 사용해야하니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냄비가 낡아서 많이 더럽네요, 미안합니다.
새 냄비도 있지만 저의 똥손에 희생 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판젤라틴이 잘 녹지 않아서
아 이거 또 망했네, 하며 처음부터 다시 할 각오를 했으나
끈질기게 휘저으니 결국 녹았습니다.
10분 이상 불렸으면 충분하니 찬찬히 녹이면 된다는 군요.
성급함이 또 저를 죽일 뻔 했습니다.
이제 곱게 잘 섞인 홍시 퓌레를 그릇에 담아줍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지는 그릇이지 않나요? 좋아하는 그릇입니다.
숟가락으로 열심히 표면을 다듬은 뒤 냉동실에 넣어주고, 2~3시간 정도 기다립니다.

(잘 자...)
4음식 후 그릇을 꺼내봅니다.

...

바르게 놓지 않았는 지 약간 기울어진 채로 굳었습니다.
삐뚤어진 아사히의 마음 같네요.
숟가락으로 조심스레 눌러 평평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까 남겨놨던 3분의1 분량의 홍시 퓌레를 위에 붓고 골고루 펴줍니다.

레시피대로라면 이대로 완성~!~~!
...이지만

홍시 푸딩의 이미지를 보면, 표면이 어째 디저트 크림브륄레와 비슷해 보이지 않습니까?
브륄레는 "태웠다"는 뜻의 요리용어라고 합니다. (아씨엔 브륄레...)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보기 위해 아까 준비한 흑설탕을 위에 곱게 뿌려줍니다.

(이땐 몰랐습니다. 냉장고에 넣고 표면이 어느정도 굳은 다음에 설탕을 뿌려야 한다는 것을...
안 그럼 서서히 가라앉는다는 것을...)
흑설탕을 불로 잘 녹여줍니다.
6 화염 방사 9
원랜 토치로 화끈하게 태워야 하는데 집에 라이터 밖에 없네요.
어쨌든 불은 나오니 됐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야 이 험난한 에오르제아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타닥타닥...
치익치익...
골고루 잘 태워주면 완성!!
짠!
그럴싸하게 완성됐습니다.
자, 이것 먹고 화 좀 풀어봐...
맛은....
아사히가 역시 야만족의 영웅이라며 매도할 것 같은 맛...
감을 구하러 도마 도읍지에서 나마이 마을까지 걸어간 요츠유에게 미안해지는 맛...
젤라틴이 부족했던 모양인지 푸딩 보다는 쉐이크 같고,
브륄레가 과했는지 너무 달지만...
세상에 1트만에 클리어하는 초행팟은 없듯이(있을수도,제가무지했을수도)
첫 푸딩은 실패했지만 남은 재료로 시도하는 다음 푸딩은 성공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모험 되시길!!
+)
홍시푸딩 좋아..
하우징에도 놓고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