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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 - 프롤로그

번호 824
알테마 | 쌍검사 | Lv.60
16-07-10 11:02 조회 5341

 

우린 왜, 태어나, 덧없이 고통받으며 죽어야 하나이까?

답하소서, 답하소서. 모두 답하소서.

 

-

 

[영감님, 이게 뭐예요?!]

 

내 몸을 휘감는 빛을 보며 난 뒤를 향해 외친다. 그곳에는 백발의 노인이 희미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네들을 여기서 죽게 할 수는 없어.]

[영감님은요?!]

 

노인은 헛헛 웃으며 말한다.

 

[나는 아직 이곳에서 볼일이 남아있으이. 자네들 먼저 가있게나.]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모습이 점점 흐려진다.

 

[곧 쫓아갈테니.]

 

 

쏴아아아

 

"어이, 일어나! 다왔다."

"으음......."

 

미약하게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나를 깨우는 거친 사내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잠깐 눈만 붙일 생각이었는데, 도착할 때까지 잠든 것일까.

 

"곧 있으면 여객선 부두에 도착한다."

"알았어요."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약간 멍한 머리를 부여잡고 난 사내의 말에 대충 대답했다. 상당히 예의가 없어보일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이 배에서 내리면 다시 볼 일 없으니 상관없겠지. 그보다, 왜 이리 어지러운거야? 멀미라도 하나, 나?

 

"어이, 준비 다된거야?"

"기다려, 아직 체크가 다 안됐다구. 이봐, 이번에 내릴 화물이 좀 많을 것 같으니 도와주게."

"에엑? 아니, 사람은 평소보다 적은 거 아니었어요?"

"아아.... 드디어 다 온건가. 제렐, 확실히 연락한 거겠지?"

"예예. 그대로 비스마르크 레스토랑에 가시면 됩니다."

 

사내가 열은 문 사이로 배에 탄 승객들과 선원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항해 중간엔 그다지 말소리가 없었는데, 다왔다는 연락을 받고 다들 갑판에 나와있는 모양이었다. 난 겨우 짐을 챙겨 가출하려는 정신을 부여잡고 갑판으로 나갔다.

 

"여, 친구! 계속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죽은 줄 알았다고!"

 

 

".....브레몽데"

 

넉살좋게 내 등을 치면서 말을 건 사람은 브레몽데라는 남자였다. 상인이라는데, 글쎄. 뭐 한번 애기해본 바로는 의외로 잔지식이 많은 걸 보아 어디 행상인 쯤 되지 않나 싶다.

 

"근데, 뭐 가위라도 눌렸어? 식은땀을 왜 이리 많이 흘려?"

"음....? 아, 아니에요. 조금 더웠나봐요."

 

더웠다니, 말도 안된다. 지금 날씨는 빈말로도 덥다고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딱 알맞게 포근한 날씨라 아주 기분 좋은 날씨였다.

 

"그래? 생각보다 꽤 더위를 타는 모양이구만."

 

브레몽데는 내 말도 안되는 변명을 듣고도 아무 일도 아닌 듯 그냥 넘겼다. 정말, 가벼워 보이는 주제에 이럴 때는 배려를 잘 해준다.

 

"그런데, 어떻게 할거야? 난 림사 로민사에서 거래가 끝나면 바로 떠나야 하는데."

 

행상인의 특성 때문인지, 브레몽데는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며 장사를 하기에 지금 가고 있는 림사 로민사에서도 볼일이 끝나는 즉시 떠날 것이라 한다. 원래는 하루 정도는 머문다고 하지만, 지금은 꽤 바쁜 모양이다.

 

"분명..... ''쌍검사''라는 존재가 있다 했죠? 그들을 만나보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며 난 내 허리춤에 달려있는 단검들을 만졌다. 검게 빛나는 두 자루의 단검. 언제부터 내가 사용했는지 같은 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지, 언제부턴가 나는 이 단검을 두 손에 각각 하나씩 쥐고 싸웠다. 그래, 그럤다. 과거가 없는 나에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잇는 단 한가지 물건. 이 단검들은 나에게 있어 그런 존재였다.

 

"그들은 철저한 지하조직이야. 림사 로민사에선 도시전설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야. 나야 이 근처에서 거래하던 중 우연히 그들을 만나게 되었지만, 실제로 그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그만큼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을 감추고 있지. 어떻게 만날 생각이야?"

"글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뭐 알아서 해라."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쌍검사''들을 만날 것이다. 그래야 내 과거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랑 마찬가지로 두 자루의 단검을 사용한다 들었다. 그리고 몸놀림도 유사하다고. 그럼 확실히 그들을 만나야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자네, 정말로 예전에 뭐 했었는지 기억이 안나? 하나도?"

"네."

"근데 그런 것 치고는 싸움기술이라던가, 여러가지 면에서 평범한 모험가처럼 보이는데?"

"그것도, 전부 몸이 기억한 것 같아요. 전 이것들을 누구에게, 어디서 익혔는지도 모르는걸요. 그냥 자연스럽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렇게 된 거에요."

 

난 과거를 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를 잊어버렸다. 모든 기억이 없다. 그냥 정신을 차리고보니 다날란 지역의 사막 한가운데에 있었고, 그곳을 지나가다 도적에게 습격받은 브레몽데를 발견해서 구해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브레몽데의 제안을 받아 같이 다니게 되어 이곳까지 온 것이다. 브레몽데가 말한, 나랑 비슷한 무기를 사용하는 자들을 만나기 위해.

 

"그래..... 기억,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

"도착했습니다-!"

 

선원의 활기찬 목소리가 길게 울려퍼진다. 드디어 해양도시, 림사 로민사에 도착한 것이다.

 

"......답하소서, 답하소서, 모두 답하소서......"

 

문득 떠오른 하나의 구절을 읊으며 나는 웅장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이야기다.

 

 

본래는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내용을 하나씩 단편으로 엮으려했지만 전부 엎어버리고 파판14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소설을 쓰려고 합니다. 내용은 많이 다를 겁니다. 거의 제 상상이 90%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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